2012년 5월 29일 화요일

건강하고 예쁜 숙녀로 거듭나는 공주 지윤이에게


건강하고 예쁜 숙녀로 거듭나는 공주 지윤이에게

지윤아, 너의 아홉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진짜 진짜 축하한다. 아빠는 매년 이렇게 축하 편지만 보내는데 다음부터는 선물만 보내면 어떨까? 왜냐하면 편지를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네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이 편지지가 너무 작아서 말이야. 하하하^^

네가 태어나는 날 아빠와 오빠가 우리 집에서 제일 예쁘고 깨끗한 옷을 입고 너를 맞이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홉 살이 되었구나. 아빠는 ‘튼튼하게 잘 자라줄까’를 걱정하고, 오빠는 ‘오빠 말을 잘 들을까? 오빠 장난감을 다 가져가면 어떻게 하지?’하며 기대했었다. 꼬물꼬물 거리는 너의 손발을 보며 신기해했는데 이렇게 멋진 친구로 자라줘서 고마워. 그것도 오빠의 지나친 사랑과 구박 속에서도 꿋꿋이 말이야.

언젠가 네가 아빠의 편지에서 제발 “밥 좀 많이 먹어라!”라는 말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지. 오늘 이 말을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안 쓰기로 할게.
대신 밥은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래야 튼튼해지지. 하하하^^

아빠가 언젠가 읽었던 글 중에서 옛날 조선시대 선비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 중에 이런 문구가 생각나는구나.
‘부인. 블라블라~~~.
여름이 다가오니 딸아이의 옷감을 새로 보냅니다. 푸르게 변하는 나무처럼 청색으로 물을 들인 후 옷을 만들어 입히면 정말 예쁠 거라 봅니다.
블라블라~~~.’
이렇듯 옛날 선비도 딸아이의 옷을 어떻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냈어.

그래서 아빠도 예쁜 우리 딸이 어떻게 옷을 어떻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어. 왜냐하면 아침마다 엄마랑 옷때문에 싸우잖아. 아빠는 네가 런닝을 꼭 입었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런닝은 땀이 나면 이것을 흡수해 주거든. 그래야 피부도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건강해지거든. 그렇게 해줄 수 있지? 그리고 조금은 불편하지만 예쁘고 깨끗한 옷을 많이 입으면 좋겠어. 아빠는 우리 딸이 다른 아이보다 더 예쁜 모습 이였으면 좋겠거든.

100독서도, 학교도, 운동도 열심히 하는 예쁜 딸 지윤아.
지금의 네 생활 모습을 보면 정말 정말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어. 아빠가 기대했던 딸의 모습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이야. 그렇지만 너의 모습에 조그마한 아빠의 부탁이 있는데 들어볼래?

뭐냐 하면 오빠를 조금만, 아주 쬐끔만 더 배려해주면 안될까? 지금 못하고 있냐고? 아니야. 물론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어. 하지만 요즘 오빠가 머리가 굵어지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시기잖아(사춘기 알지?). 그래서 가만 보면 네게 괜히 짜증내고, 널 못살게 굴기도 하는 모습이 보이거든. 아빠가 말하는 배려는 양보하라는 말은 아니야. 오빠에게 소리를 ‘꿱’ 지르지 않고 조금만 좋은 말로 조곤조곤하게 대해 줬으면 해. 그렇게 한다면 책을 많이 읽은 오빠이기 때문에 네게 잘 해줄 거라고 봐. 알았지?

다시 한 번 지윤이의 아홉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케이크 자르고 생일 축하노래도 하자구나.

지윤이의 열 번째 생일에는 더욱 멋진 모습 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2012년 5월에 아빠가 적다.

딸 황지윤이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 편지




2012년 5월 16일 수요일

이 뽑는 날


딸아이가 이를 뽑는 날이면 우리 집은 모두 긴장 상태로 들어선다.
긴장의 원인은 딸아이도 약간 무서워하는 것도 있지만 이를 뽑는 나의 실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 안쪽에 있는 이는 치과에 가서 뽑는다. 그러나 부지불식간에 흔들려서 맛있는 것 먹을 때 흔들이는 이는 내가 뽑는다.

나는 내가 옛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실을 묶어서 뽑니다. 그제도 똑같이 했다.
내 모습을 본 아들이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4번 정도 해야 될걸"

아내가 한마디 한다.
"뽑히는 딸보다 아빠가 더 떨고 있으니 잘 될 리 있나. 여의치 않으면 치과가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조심스레 흔들리는 이에 실을 묶는다. 두 번을 묶었다. 이번에는 한 번에 뽑고 말리라 다짐한다.
딸아이는 누워서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자 뽑는다."
스르르.
실이 이에서 빠져버렸다.
두 번째 시도도 실패했다.
세 번째 시도도 실패했다.

세 번째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모두들 포기하는 기세다. 아내도 일어나 가버린다.
"수민이가 말한 것처럼 4번은 해봐야지."
다시 실을 묶는다. 혼신의 정성을 다해서 묶는다.
"엄마 빨리 와. 마지막 시도란 말이야"
나는 딸아이에게 앉으라고 말했다.
"자 아 해야지. 아~~"
"툭"
아들 말처럼 4번 만에 성공했다. 그런데 뽑힌 이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한참을 헤맸다.

나도 뿌듯, 딸아이도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딸아이는 나와 달리 요정이 밤에 와서 뽑힌 이를 가져간다고 믿는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지붕에 뽑힌 이를 던지면서
"까치야. 까치야. 헌 이 가져가고 새 이 주라"고 외쳤는데 말이다.

잠자는 중에 딸아이의 흐느끼는 어렴풋이 들었다.
"엄마. 내가 이빨 요정에게 편지도 써 두었는데 안 왔나봐. 어떡하지."
"아냐. 이빨 요정이 꼭 올 거야"

아침에 딸아이가 깨기 전에 일어나보니 뽑힌 이와 편지가 머리 맛에 놓여줘 있었다.
편지에는
"이빨 요정님. 이 이 가져가고 500원만 주세요."
흠. 용돈을 받더니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걸까?
이는 애 엄마가 가져가고 돈을 500원 놓아두었다.

아침에 일어난 딸아이가 내게 달려와 이렇게 말한다.
"아빠. 이 요정이 정말 왔다 갔나봐. 내 편지를 보고 500원도 남겨 두었다."
옆에 있던 아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씩 웃고 만다.

2012년 5월 13일 일요일

2012년 5월 12일 대전에서 롯데 야구 관전기


2012년 5월 12일 대전에서 롯데 야구 관전기
 
어제 2012.05.12. 토요일 직장동호회에서 추진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을 같이 했다. 올해는 대전한밭야구장에 대한 공사로 그동안 청주구장에서 했었다. 어제 처음으로 대전에서 열리는 경기라 매진이었다. 한밭아구장의 공사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예전에 있는 2층 출입구가 없어지고 1층에서 표를 확인한 후 바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변경 사항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롯데가 4연패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상황에서의 경기였다. 먼저 걱정되는 건 연패로 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 둘째는 그 전날인 511일 경기에서의 오심으로 인한 팀 마무리들의 집단적 충격, 셋째는 4월의 상승세와 선두권을 5월 이후에도 유지하는 것이 롯데에게는 역시 무리인가 하는 자괴감이 그것이다.
 
경기는 예상과 달리 투수전이었다. 경기 중반에 한화가 먼저 2점을 득점하고 롯데가 2점을 따라갔다. 경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150/h 넘는 공을 던지는 최대성이 나왔지만 다시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경기장 여기저기서 아 오늘도 롯데는 안 되는가 보다라며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반전이 시작되었다. 9회에 바티스타가 마무리로 들어서면서부터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롯데의 타자들은 힘 있는 빠른 볼을 잘 친다. 8개의 구단들 중 유일하게 삼성 오승환의 돌 직구를 쳐내는 팀이 롯데이지 않는가! 또한 바티스타의 공은 최대성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아 볼넷이 많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결국 롯데는 역전으로 승리했고 우리들은 부산갈매기를 합창할 수 있었다.
 
딸아이와 함께 간 야구장. 딸아이의 말을 빌리자면 양털머리 아저씨가 나타나 응원을 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기도 했다.
 
딸아이는 본래 한화를 좋아했었다. 이유는 한화의 유니폼 색깔이 주황색이라 예뻐서 그렇다고 했다. 또한 어릴 적 딸아이에게 야구에서의 지역 연고팀 제도를 설명해준 적 있다. 자신은 대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죽어도 한화 팬을 한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었다. 나와 아내, 아들은 롯데 팬인데 딸은 한화 팬이라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딸이 눈물을 뚝뚝 흘릴 때 다른 가족들은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설득하고 꼬셔도 넘어오지 않았다.
 
딸아이가 약간 자라 돈의 가치를 알기 시작했을 때 내가 빅딜(big deal)을 했다. 딸이 롯데 팬이 되는 조건으로 용돈을 1,000원 주기로. 요즘 딸에게 물어보면 표면적으로는 롯데를 좋아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마음 한곳에는 한화의 애정이 남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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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guideyou.tistory.com/entry/%EC%82%AC%EC%A7%84-%ED%81%AC%EA%B8%B0-%EC%82%AC%EC%A7%84-%EC%9D%B8%ED%99%94-%EC%82%AC%EC%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