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7, 2010

세발자전거 황수민

세발자전거
황수민

나의 정든 세발자전거
한살 때부터 아홉살 때까지
정든 세발자전거

하지만 작아진 세발자전거
난 세발자전거를 떠나 보내지 못하네
작아진 나의 세발자전거 어떻게 할까?

나의 정든 세발자전거는
나와 어깨동무가 될까?
물려받은 이와 어깨동무가 될까?

나는 정든 세발자전거와
영원히 어깨동무가 되길 원하네.

Sunday, June 6, 2010

딸 황지윤이의 7번째 생일에 적은 아빠의 편지



예쁜 숙녀가 되어가는 딸 황지윤이에게

지윤아! 먼저 너의 7번째 생일을 정말 축하해. 네가 네 생일 10일전부터 아빠의 편지를 받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아빠는 네게 무슨 말을 해줄까하고 생각을 많이 했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을 네게 말해줄게.

지윤아. 아빠가 일하는 서울 사무실의 뒤편에는 작은 동산이 있어. 나무며 꽃들이 많이 있는 예쁜 동산이야. 며칠 전 문득 보니 그 동산의 나무며 꽃들이 정말 깨끗한 녹색으로 바뀌어져 있었어. 눈을 약간 찡그릴 정도로 선명한 녹색이었어.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 ‘지윤이는 이런 푸르름의 계절, 신록의 계절이라는 5월에 태어난 정말 축복받은 애구나’하는 생각말이야. 신록이란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을 얘기하는데 이런 계절에 태어난 지윤이도 이 잎처럼 희망과 꿈이 넘치는 멋진 아이로 자랄거라 믿어. 예쁜 꿈을 푸르고 푸르게 잘 키워나가는 지윤이가 되었으면 해.

지윤이가 7살 생일을 맞고 보니, 아빠는 네가 태어나던 날이 생각나. 네가 태어나서 처음보는 아빠의 모습이 멋졌으면 하는 나의 바램에, 엄마를 졸라 넥타이에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너를 보러 갔었어. 이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났을 때 자신을 바라보던 아빠의 모습을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을 아빠는 알고 있어. 너도 기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그렇지만 아빠는 네가 세상의 예쁘고 멋진 모습만을 보았으면 하는 바램때문이였어. 그래서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하는 아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던. 앞으로도 쭉 예쁜것만 보고 예쁘고 튼튼한 소녀로 자라주렴.

요 며칠간 네게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다가 아빠가 희망하는 너의 꿈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 내년에는 8살이 되고 초등학교를 가게 되어 꿈을 만들어가기 시작하잖아. 조금은 어려운 말일수도 있지만, 나중에 좀 더 커서 이 편지를 보고 생각을 한번 더 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 첫째, 네가 네 자신을 정말 사랑하고 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였으면 해. 이런 사람들은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형제들과 엄마 아빠도 소중히 여기지. 시간을 소중히 다루는 사람은 스스로 하는 사람이야. 밥도 스스로 먹고, 잠도 스스로 자고, 책도 스스로 보는 그런 사람말이야. 또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친구들과도 잘 지낼 수 있지. 네게도 멋지고 똑똑한 오빠라는 형제가 있잖아. 잘 지내도록 해.
둘째, 이렇게 멋지고 씩씩하고 예쁘게 자란 후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가슴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해. 너의 생각이, 말이, 행동이 우리나라를 좀 더 풍요롭고 사랑이 많은 곳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이렇게 자라줄거라 아빠는 믿어. 아빠가 지켜보고 있을게. 파이팅.

지윤아!
항상 아빠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 잊지 말고, 밥 많이 먹고 예쁘게 자라렴.
다시 한번 너의 생일을 축하해.
안녕. 사랑해
2010.05.22
7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지윤이를 사랑하는 아빠 황외석이 적다.



Saturday, May 22, 2010

사랑하는 아들 황수민이에게(2010.04.03)

아빠뽀뽀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예쁜 황지윤에게






“아빠뽀뽀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예쁜 황지윤에게

지윤아! 아빠야. 오늘도 청사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있겠지?

며칠 전까지 날씨가 추워서 찬바람이 쌩쌩하고 불었었지. 그런데도 노란 개나리와 분홍 벚꽃, 하얀 목련이 예쁘게 피어었는데 봤어? 아빠가 주말마다 너와 오빠를 데리고 가 보여줬잖아. 꽃은 예쁜데 추워서 빨리 집에 들어 올 수밖에 없었는데 기억나? 추위는 정말 싫어. 그런데 말야. 오늘 부는 바람에서 봄향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바람으로 변했어. 봤어? 느꼈어? 알고 있었어?
찬바람속에서도 예쁜 꽃이 피듯이 지윤이도 나래반의 예쁜 공주님으로 자라줘서 아빠는 너무너무 고마워.

그런데 아빠는 욕심쟁이인 것 알지? 그래서 아빠가 지윤이에게 바라는 희망을 말하고 싶어.
첫 번째는 지윤이가 안팠으면 좋겠어. 며칠 전부터 계속 열도 나고, 기침도 많이 하는 너의 모습은, 네가 아빠에게 이야기해줬던 “성냥팔이 소녀”처럼 가여웠어. 그래서 아빠는 가슴이 아파. 안 아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빠 생각에는 지윤이가 밥을 좀 더 많이 먹으면 튼튼해질 것 같애. 지윤이가 아픈건 밥을 적게 먹어서 그런 것 같아.
두 번째는 지윤이가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말했으면 해. 네가 말할 때 너의 목소리는 마치 “꼬마 쥐의 꼬리”처럼 작아서 잘 들리지가 않아. 그래서 다른 사람이 네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큰소리로 말하기 위해서는 몸을 꼬면 안 돼. 그러면 코브라 뱀처럼 변할 수 있어. 바른 자세로 당당하게 너의 말을 하는 거야. 알았지.

아하하 어때. 아빠는 욕심쟁이 맞지?

지윤아! 너의 까르르 웃는 모습,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린이 집에 있었던 일을 재잘되는 모습, 새근새근 자는 모습까지 모두가 아빠에게는 힘을 솟게 하는 에너지인 것 알지? 에너지가 뭔지 모른다고? 그럼 오빠나 선생님에게 물어봐.
지윤아 사랑한다.
2010년 5월 3일
봄바람이 살며시 부는 밤에 지윤이 아빠가 토순이에게 보내다.


Sunday, May 16, 2010

K 19 영화의 마지막 부분의 의미있는 대사

일요일 낮. 유선방송에서 수차례 했고 나 또한 본적이 있는 “K 19”라는 소련 잠수함을 소재로 한 영화를 봤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대사가 이어진다.

원자로를 수리하다 사망한 이들에게 인민영웅으로 추천하지만 거부당한다. 전쟁 중이 아닌 일상의 훈련이었고, 해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고 중에 하나에 불과하므로 훈장을 줄수 없다고 한다. 선장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들에게 영웅으로 추천한 이유는 그들의 희생이 해군을 위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희생이 조국을 위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희생은 바로 옆 동료를 위한 것이었고 이와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한다면 이들과 같은 행동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거창한 명분 때문이 아닌, 그러해야 할 때 그렇게 한다는 것이 소박한 정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0.05.16.




영화 K19 THE WINDOWMAKER


Wednesday, May 5, 2010

Thursday, April 1, 2010

클래식 음악과 나

베토벤 바이러스. 배우 김영민의 명연기가 작열했던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던 드라마였다. 내가 참 좋아했던 드라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 앞서 만들어진 ‘노다메 칸타빌레’ 드라마의 영향을 받았다며 그 독창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어찌되었던 이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TV앞에 모든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는 모습을 연출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베토벤의 합창이 나오는 제10화다. 이 장면을 보기 전까지 베토벤의 합창은 그저 그런 클래식 중 하나였지만 드라마의 극적인 구성과 합창하는 인간의 목소리에 나오는 떨림은 나의 가슴을 움직이기에 충분하였다.



클래식 음악. 나에게도 이 음악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그래서 마니아(mania)만 좋아하는 음악장르라고 예단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학시절 ‘서양음악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친해지려 노력한 기억도 있다. 그 수업시간이면 나이에 비해 아주 세련된 중년의 여교수님이 곡에 대한 설명을 하신 후, 조용히 음악을 듣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 것으로 기억된다.



대학 교양과목을 제외하고는 30대 중반까지 거의 클래식을 듣지 않았으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난 2005년부터 다시 클래식을 듣게 되었다. 당시 대학원을 다니던 나는 수업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씩 근무지인 용인에서 학교가 있는 대전까지 왕복하였다. 어느 날 아침 일찍 고속도로를 달리며 듣던 라디오에서 아주 재미있고 콩콩 튀는 클래식이 들렸다. 그때 들었던 곡이 Henry Mancini의 Baby Elephant Walk이었다. 실제로 아기 코끼리가 그렇게 앙증맞게 걷지는 않겠지만 우리들의 상상 속 아기코끼리는 정말 그렇게 걷지 않을까하는 상상은 즐거움을 준 작품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하고 나름 즐거운 상상을 하였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왔다. 아들 녀석은 “코끼리는 커서 쿵쿵하고 걷는다.”며 논리 문제를 제기하고는 제목이 잘못되었다고 딴죽을 걸었고, 딸 아이은 “토순(토끼)이가 걷는 모습”이라며 무조건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과 연관 지으려는 떼를 썼다. 반응이 어떠하든 아빠와 함께한 첫 클래식이였다.



이후 예당TV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에서 접하게 된 러시아의 작곡가 알렉산드르 보로딘(Aleksandr Porfir'evich Borodin)의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in the steppes of central asia)를 알게 되었다. 이 곡을 가만히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망중한(忙中閑)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한 달 전 즈음에 아마추어 공연에 아들 녀석과 갔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아들 녀석은 그다지 흥미를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던 중 Baby Elephant Walk가 연주되자 나의 귀에 대고 ‘아빠. 이 곡 옛날에 아빠가 나한테 들려줬던 곡이지’하며 속삭이는 눈이 반짝반짝 빛내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곡의 제목은 모르지만 그래도 이 곡의 멜로디가 기억의 한구석에는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이제 시험을 위해 클래식의 곡목과 작곡가를 외우던 것을 버렸다. 그저 들려오는 음악에 맞춰 내 마음에 새롭게 생기는 상상, 감정 따위를 느끼는 매개체로 듣곤 한다. 가끔은 아이들과 클래식 듣고 느낌 말해보기 같은 장난도 치면서 그렇게 가까워지고 있다.



근자에 아이들과 함께한 곡은 요한스트라우스의 라덴츠키 행진곡(radetzky marsch), Ennio Morricone의 넬라 환타지아(Nella Fantasia),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환희의 송가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표현은 극명하게 다르다. 딸 아이는 별, 하늘, 천사, 새싹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여 예쁜고 아기자기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반면, 아들 녀석은 전쟁, 폐허, 장군, 왕, 인간, 승리, 새로운 시작이라는 단어로 굵고, 힘있고, 선과 악의 대결을 많이 표현한다. 이 시간에는 평소와는 다른 표현들, 가끔은 엉뚱한 표현들을 들을 수 있어 참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에는 무슨 곡을 들을까 슬슬 고민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