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0일 화요일

공 멀리차기




축구 선수라면 다를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한테 킥은 영원한 숙제다. 동네 조기축구에서 “공 좀 찬다”는 평가의 기준도 킥이다. 킥 한번 제대로 해서 동네축구나 회사 동호회 A팀에 진입할 수 없을까? 그래서 도전에 나섰다.
동북고 최진한 감독 “도끼로 찍듯이…”헛발질 줄었지만 발목·허벅지가 뻐근11일간의 ‘파스투혼’ 결과 35m로 만족
첫째날(5월27일)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노력하면 된다.” 두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FC서울 산하 고교클럽인 동북고 최진한 감독(전 국가대표팀 코치)한테 이론 수업은 마쳤다. 최 감독 말대로 킥을 할 때 머리를 들지 않고 공을 뚫어지게 보았다. 잘 맞으면 ‘펑’ ‘펑’ 경쾌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런데 ‘픽’ ‘픽’ 김새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빗맞추는 횟수는 줄었다.
셋째날(5월29일) ‘힘 빼고 차는 날’이다. 최 감독은 “경쾌하게 달려가다가 도끼로 찍듯이 임팩트를 주라”고 한다. 그대로 해 보았다. 디딤발을 짚으면서 동시에 뒤로 당긴 오른발을 활 시위 놓듯이 휘둘렀다. 마음이 앞섰나? 날아가는 공 바라본다고 고개를 쳐들었는지 자꾸 방향이 틀어졌다.
다섯째날(5월31일) 발목 부분이 아프다. 오늘은 전혀 새로운 통증까지 왔다. 허벅지 앞쪽이 당긴다. 임팩트를 위해 발목에 힘을 많이 주는데 허벅지 앞쪽 근육이 잡아주나 보다. 최진한 감독은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공을 찰 때마다 오는 충격 때문에 죽겠다.




일곱째날(6월2일) 짚는 발과 차는 발, 임팩트 지점을 다시 점검했다. 짚는 발은 공과 평행하게 한 뼘 정도 거리에 두고 무릎은 조금 굽혀야 한다. 차는 발의 발목은 최대한 편 채 30도 정도 바깥 쪽으로 꺾어준다. 그래야 발등 위쪽의 튀어나온 부분으로 공 중앙 밑쪽의 타점에 맞출 수 있다. 역시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차고 난 뒤에는 쭉 펴주어야 한다. 킥이 아니라 슈팅을 한다면 발목을 직각으로 펴고 공의 중앙을 때리면 된다.
테스트 받는날(6월6일) 열하루 동안 해온 킥 연습을 테스트받는 날이다. 장소는 FC서울의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의 챔피언스파크. ‘골킥 하프라인 넘기기’ 실전에 대비해 지난밤과 아침에 발목의 놀란 근육을 풀어 주었다. 무릎을 꿇은 뒤 호흡을 조절하며 조금씩 엉덩이로 발목 부위를 눌러 폈고, 마침내는 방바닥에 발목이 완전히 밀착됐는데, 고통스러워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멍든 것처럼 아픈 허벅지 앞쪽은 근육을 풀어줄 방법이 없어 파스만 붙였다.
테스트는 최진한 감독과 동북고 이광진 선수(2학년)가 함께 맡았다. 짧은 거리 킥에서는 디딤발, 차는 발의 각도, 발목 펴기 등 모든 부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런데 골킥은 쉽지 않았다. 공을 골지역 앞선(골대에서 5. 거리)에 놓고 멀리 차는 것이다. 앞선에서 하프라인까지 거리는 4. 첫 시도에서 3에 이르렀고, 다음 시도에서는 3를 넘지 못했다. 몇 차례 더 시도했지만 갈수록 거리는 줄어들었다. 이광진 선수가 킥 시범을 선보였다. 딱 세 걸음 사뿐히 나간 뒤 때린 공이 하프라인을 가볍게 넘지 않는가? 아! 부끄럽다.
» 디딘 발 뒤꿈치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다른 발로 눌러주면 좋다. 종아리가 너무 당기지 않도록 조금씩 강도를 높여간다. 테스트 이후 7일, 8일에도 새벽 훈련은 거르지 않았다. 최진한 감독은 “오른발 스윙 때 좀 더 빨리, 강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허벅지 근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2주만에 킥을 완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수가 아닌 이상 6개월은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고 한다. 아침 일찍 집 앞 학교 운동장 가는 것은 몸에 배었다. 킥 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무척이나 궁금하던 의문사항이였는데 한겨레 신문에 있기에 퍼왔습니다.>


댓글 1개:

익명 :

uh.. really like this 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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