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8일 화요일

<제3화> 익숙해진다는 것의 함정 – 파리의 세탁소

<3> 익숙해진다는 것의 함정 파리의 세탁소
 
2014112. 유로스타를 타고 프랑스로 넘어왔다. 아이들은 유로스타의 매점을 왔다 갔다 하면서 군것질을 하면서 기차 밖 풍경을 구경했다. 나와 아내는 쿨쿨~~ 해저 터널을 지났는지 모르고 잠만 잤다.
파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인 노보텔 보자라르 몽파르나스에 도착했다. 이튿날 루브르 박물관에 하루 종일 구경했다. 삼일 째는 지하철과 트램을 갈아타면서 베르사이유를 구경하고 오후에는 노털담과 몽마르트를 본 후 저녁에는 에펠탑을 구경했다.
 
파리에서 안경점에서 부러진 안경을 새로운 안경테에 넣었다. 그 비용이 20만원이었다. 그다지 예쁘지도 안경테가 엄청 비쌌다. 그래도 컴컴한 선구리를 버리고 약간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이지만 그래도 밝게 볼 수 있다는 것에 아내는 만족했다. 한국에 돌아와 안경알은 다시 맞춰야 했다. 문제의 헬싱키 공항의 저주는 파리에서 치료되는 줄 알았다.
 
베르사이유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동양인이 포함된 외국젊은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No problem”
동양인 아가씨가 먼저 찍어준다고 했다.
“Happy family! 김치설정 샷을 찍었다.
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상체만 찍었다가 전신도 찍고 인물 중심도 찍었다가 배경 중심으로 찍기도 했다.
사진기를 받아 본 젊은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웃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아니었다. 내가 잘 못했나 바라보니 그 중 한 젊은이가 “Good shot, thank you”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추측컨대 그들이 찍는 사진과 다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과감히 상체만 찍어서 그런가?
셋째 날 아침에 check out을 한 후 오전에 오르세미술관을 구경하고 호텔로 복귀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이탈리아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파리의 지하철은 몇몇 지하철은 사람이 문을 열어야 하는 희한한 시스템 이였다. 기차가 완전히 멈춘 후 문을 열려면 많이 빡빡한 느낌이었다. 파리지앵들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니 기차가 서려고할 때 손잡이를 돌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차가 멈추려고 할 때 손잡이를 돌려보니 아주 쉽게 돌아갔고, 기차가 멈추면 문이 열리는 시스템 이였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파리의 지하철에도 부랑자들이 많았고 그들 주위에는 냄새가 고약했다.
 
약간의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오르세미술관에 나와 호텔로 복귀를 하는데 드골공항에서 1850분 비행기이므로 시간은 넉넉했다.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공항 출발 전 동네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아이들과 걷다보니 동전세탁소가 보였다. 집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면서 세탁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내와 나는 시간도 넉넉하니 속옷이라도 세탁을 해서 가자고 했다. 파리의 지하철 타는 법도 이젠 익숙해진 상태였다. 우리는 빨리 호텔에 복귀하여 짐을 찾아 세탁소로 갔다. 처음에는 속옷만 씻을 계획이었으나 점점 욕심이 생겨 겉옷도 세탁하기로 했다.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세탁을 했는데 세제냄새가 많이 나서 한 번 더 세탁했다. 그 후 건조를 시켰다. 한번 돌렸는데 너무 마르지 않아서 다시 한 번 돌렸다. 시간이 계속 갔다.
입맛 다시는 개-
 
세탁을 하는 과정에 어느 남자가 세탁을 위해 엄청 큰 드렁크를 끌고 못생긴 개와 함께 왔다. 요렇게 생긴 개였다.


개를 무서워하는 딸이 슬며시 뒤로 숨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저 개가 나를 보면서 입맛을 다셨어
무슨 말이야
나를 보면서 혀를 이렇게 낼름거렸단 말이야
딸 아이에게는 무서운 개였지만 사람을 보고 입맛 다시는 개가 있다는 말에 듣고 있는 우리는 웃겨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지만 늦지는 않았다. 우리는 짐을 챙겨 지하철을 향했다. 한시간이면 간다는 드골 공항을 향했다. 딸아이는 불안한지 내게 계속 물었다.
아빠, 비행기가 떠났으면 우리는 잠도 못자고 어떡해?”
괜찮다고는 했지만 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지하철을 갈아타는데 드골 공항을 가는 기차에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너무 많아 한번에 타지도 못했다. 그리고 드골 공항으로 가는 이 기차는 연착도 하고 오지도 않았다. 어렵게 탔는데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니 이미 비행기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승객이 타고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불안했다. 갈림길에서 기차가 섰다. 내려서 갈아타야 하나 그대로 있어야 하나 멈칫거리는 사이에 우리를 보고 어느 아주머니가 건너편 기차를 타야한다고 말해줬다.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공항에 도착했더니 비행기 출발 시간 10분이 지난 상태였다. 유럽의 저가항공의 특징은 카운트에 사람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거의 40분 이상을 기다려서 다음날 아침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 당초 거의 11개월 전에 1인당 5만원 정도였는데 다음 날 비행기 삯은 1인당 10만원 정도였다. 속이 쓰렸다. 괜히 몇푼하지 않는 세탁한다고 비행기를 놓쳤으니. 에구 속 쓰려. 지하철 연착으로 인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았다. 그 중 한국인이 보였다. 한국인 자매였는데 밀라노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백화점에서 아이쇼핑하다고 늦었다고 했다. 그런데 비행기 출발전이었고 10분 늦었다고 잘렸다고 억울해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언니와 동생이 서로에게 원인을 돌리며 투닥거리는게 웃겨보였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공항셔틀버스가 다니는 B&B를 추천받아 갔다. 4인실 16만원 방이였다. B&B는 약간 복층 구조인데 아래쪽은 따뜻한데 위쪽은 습도도 높고 엄청 더운 곳이였다.
 
아무튼 파리에서는



사람을 보고 입 맛 다시는 개와 익숙함에 빠진 함정으로 세탁 때문에 비행기는 놓친게 가장 큰 사건이였던 것 같다.














[주세페 아침볼도] 작품.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재된 작품이라고 딸이 말해줌. 내가 다닐때는 이런 작품을 본적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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