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1일 일요일

<제8화>로마가는 길


12일간의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로마로 향했다. 로마를 가는 기차의 출발은 한 시간 이상 연착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내 기억에 이번 여행에서 시간을 지키는 교통편은 유로스타와 항공편뿐이었다. 기차가 한 시간 이상 연착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항의를 안 한 상황을 보고 문득 몇 해 전 미국에서의 사건이 생각났다.
 
미국 국내선을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나는 탑승을 완료하고 비행기의 이륙을 기다렸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향해갔다. 이젠 뜨기만 하면 되는 시점이었다. 1, 2, 5, 10분 비행기는 가만히 있었다. 내 기억에 거의 15분쯤 되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승무원은 맨 뒷좌석에 모여서 자기들끼리 과자를 먹고 있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 말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30분쯤 비행기가 다시 GATE로 들어갔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빠져나갔다.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어서 놀랐다.
 
로마를 향하는 기차는 세 명씩 앉는 기차였고, 큰 짐은 복도에 두는 방식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이는 20대 아가씨와 그의 어머니였다. 잘 하지 못하는 영어로 호구조사를 했더니, 호주 출신으로 딸과 함께 한 달간 여행 중이며 마지막 여행지인 로마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중 내가 실수한 것은 왜 모녀만 여행을 다니냐고 물은 것이다. 순간 상대는 약간 당황, 나는 많이 당황.
 
연착된 기타 덕분에 로마에는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도착했고, 내가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전화가 왔다. 기차 때문에 늦었는데 곧 도착한다고 말해줬다. 로마는 비가 내리는 오후였다. 우리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지만 비도 오고해서 과감하게 택시를 타기로 했다. 호객하는 젊은이에게 주소를 보여줬다. 자기 무리들에게 가더니 우리나라 돈으로 약 만 오천을 달라고 했다. 과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택시는 정확하게 게스트 Ena Guest House 앞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이곳도 친퀘테레와 만찬가지로 한층만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방마다 팝 아트가 그려진 Ena Guest House,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체크인을 하고 로마를 둘러볼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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