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3일 월요일

처음으로 이 뽑는 날

처음으로 이 뽑은 날

어제 오후 찌는 듯한 늦여름의 더위를 느끼며 딸아이의 이를 처음으로 뺐다. 사실 아침부터 아니 전날 저녁부터 이를 뽑아주겠다고 그렇게 꼬드겼으나 이를 완강히 버티더니, 제 엄마의 감언이설 설득에 넘어와 아빠에게서 이를 뽑기로 했다며 앞에 앉았다.
[ 긴장하며 실을 묶는 아빠와 못 미더워하는 딸 ]

흔들리는 앞 이에 실을 묶고 순간적으로 낚아챘으나 실패했다. 너무 느슨하게 묶은 것이다. 처음의 실패로 아이는 긴장하고 바짝 얼어붙어 있었으나 나는 덤덤히 두 번째 도전을 준비하였다. 첫 번째보다 깊숙이 실을 넣어서 꽁꽁 묶었다. “지윤아. 진짜 안 아프게 빼줄게”라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고 주위를 환기시키면서 아이가 한눈판 사이에 잽싸게 실을 낚아챘다. 툭하고 이가 빠졌다. 온전하게 빠진 이에, 아이도, 아빠도, 못미더워하던 엄마도, 나의 마루타였던 아들 녀석도 신기해하면서 뽑은 이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 실은 일단 묶었습니다. ]

그러고 보면 첫 아이의 이 뽑는 날이 생각난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낑낑거리면서 준비를 하였다. 잘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실을 너무 세차게 낚아채는 바람에 뽑힌 이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이후 뽑힌 이는 결국 찾지 못했고 이로 인해 첫 아이에게 혼난 적이 있다.

딸 아이는 베게요정에게 헌 이를 줄 거라며 소중하게 챙겼두었는데 막상 잘 때는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대신 이 말을 전했다.


[빠진 이를 유심히 보는 딸아이]







“까치야 까치야. 우리 지윤이 물어가고 예쁜 주렴


[첫음으로 뽑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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