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크로와상[Croissant]
1년을 준비한 끝에 4인 가족은 해외여행을 떠났다. 자유여행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나라간 이동은 많지 않게 정하여 16박 18일 동안 영국,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임을 고려하여 여행의 주제는 박물관, 미술관 여행으로 정했다.
첫 번째 도착 국가는 영국이었다. 1월 초로 오후 4시 정도면 이미 날씨가 어둑어둑해졌다. 네이버 카페 [유랑] 유럽여행의든든한동반자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Earls court역 인근의 inn에 숙소를 정했다.
도착하여 이동하는 날 약간 비가 내리고, 저녁이라 어둡고, 여행 첫날의 피곤함과 두려움으로 어두운 골목을 지나 숙소에 도착했다.
첫날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식당은 주방, 음식 담는 방, 테이블 방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테이블 방에서는 음식 담는 방의 상황을 볼 수 없는 구조였다. 시차 적응 문제로 아침 식사시간에 정확히 맞춰 내려간 우리 가족을 보고 종업원들이 약간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지만 따뜻한 빵과 우연, 베이컨을 먹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따뜻한 빵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숙소에서 이튿날 아침. 어제와 같은 메뉴지만 아내와 나는 맛있게 먹고 있었고, 아이들은 음식을 가지러 음식 담는 방에 갔다. 갑자기 음식 담는 방이 소란스러워졌다. 나는 아이가 음식을 흘리는 사고를 쳤으리라 짐작하고 계속 식사를 하였다.
잠시 후 아이들이 테이블로 왔다. 딸아이가 흥분하며 말했다.
“오빠가 불낼 뿐 했다!”
어리둥절한 나에게 아들이 이실직고를 하였다.
빵 굽는 기계에 식빵을 넣으면 따뜻하게 구워지고 맛도 좋아진다는 것을 인지한 아들은 크로와상을 방 굽는 기계에 넣었다는 것이다. 보고 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더니 갑자기 불이 붙었고, 지나가던 흑인 아주머니가 급히 달려와 불타는 빵을 집게로 들어내어 껐다는 것이다.
다행히 마음씨 착한 흑인 아주머니에게 크게 혼나지는 않았지만 떠나는 날까지 요주의 인물로 분류되었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사건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사건이었다.
[영국숙소 : Premier Inn London Kensington ]